더불어민주당이 8일 소속 의원 전원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의 혁신 드라이브에 대응해 민주당이 본격 ‘용퇴 흐름’을 만들어가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에선 “불출마를 강요하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이날 소속 의원에게 “제21대 국회의원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평가시행에 앞서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께서는 첨부 양식을 작성해 평가위에 회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엔 ‘상기 본인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함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불출마 확인서가 첨부됐다.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가 있는 의원은 이 양식에 서명을 해 중앙당 평가위에 제출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공문을 보낸 배경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상 의원들에게 의사를 묻는 차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당에서 사실상 불출마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불출마 선언 자체가 의원에게는 결단이 필요한 문제이고, 당에서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부분인데 종이 한 장 써서 제출하라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