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처방은 참 잘했다”며 “문제는 환자가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옳은 방향이며, 국민의힘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면담한 뒤 “김 전 위원장이 나에게 ‘당신 의사 아니냐. 처방은 참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거냐” “환자가 약을 먹어야 한다.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비롯해 민생·경제 문제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고 전했다.

인요한 혁신위는 최근 당내 통합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의 징계 취소를 건의했다. 이는 당 지도부가 받아들여 실제 이뤄졌다. 그러나 인 위원장이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친윤 의원들, 중진 의원들을 향해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강력 권고한 데 대해선 아직 호응이 거의 없다. 친윤 초선 이용 의원이 “당이 요구하면 불출마할 수 있다”고 밝힌 정도다.

김 전 위원장도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와 관련, “해당 의원들이 반응 없으니 인 위원장으로선 갑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을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가지는지에 달렸다”며 “최종적으로 용산에서 (혁신 관련)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원장 권한은 당 대표 생각, 대통령 생각이란 두 단계가 있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혁신위원장으로서 자기 소신을 관철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판단하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면담을 한 뒤 신당 창당 이야기를 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드는데 내 스스로가 힘을 싣거나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과 이 전 대표 관련 대화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