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탄핵안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도 당론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동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은 이동관 위원장이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이사와 이사장을 정당한 근거와 적법한 절차 없이 무더기 해임했고, 2인 방통위 구조로 전횡을 일삼고 보도의 자유와 독립성을 침해하여 정권보위를 위한 언론장악의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며 탄핵을 주장해왔다.

이날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면 표결은 빠르면 10일 진행될 전망이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처리 하도록 돼 있다. 과반인 168석을 확보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동관 위원장은 취임 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직무정지 상태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당론발의.. 노조법, 방송법 개정 상정"의 글을 SNS에 올리고 있다. /뉴스1

이동관 위원장이 직무정지되면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된다. 최소 의결정족수 미달로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정치권에서는 방통위의 손발을 내년 총선까지 묶어두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 걸핏하면 나오는 탄핵 주장에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 흔들기와 대통령 비난에만 집중하는 야당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인사에 대한 탄핵에 나서는 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이어 세 번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올 초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갔다가 지난 7월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기각하며 16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해서도 당론으로 탄핵을 발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