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영남과 서울 강남 등 당의 우세 지역 중 일부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지정해 45세 미만을 공천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2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청년 전략 지역구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부산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달 전 지역구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해운대갑은 12년 전 제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 출마하는 정치 신인이 물려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 적이 있다”며 혁신위의 제안을 대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2의 하태경이 해운대갑에서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인요한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지난 9일 회의를 열고 당의 ‘우세 지역’ 중 일부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선정하자고 당에 제안했다. 서울 강남, 영남 일부 지역구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지정, 국민의힘 당규상 청년(45세 미만)끼리 경쟁시켜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 당시 3선이었던 안경률 의원 대신 북한 인권 활동을 하던 당시 44세 하 의원을 공천했다. 하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혁신위의 동력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며 “청년 전략 지역구를 둘 수 있도록 당헌 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여당 내에서 혁신위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다.
인요한 위윈장은 내년 총선과 관련해 희생과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의원에 대해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공개 요청했고, 청년 전략 지역구 선정과 함께 비례대표 당선권 순번에 청년을 50% 할당하라고 제안했다. 혁신위 측은 “45세 미만 유권자가 37~38%로 추정되는데 45세 미만 청년 국회의원은 전체 의원의 4% 남짓”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