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주말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 수사를 했던 검사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로 김 여사 일가를 치외법권으로 만든 호위 검사들이 있다”고 했다. 지난 9일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데 이어 당 차원에서 일선 검사들의 ‘좌표’를 찍은 것이다.
민주당의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수원지검 이정화 부장검사가 김 여사 일가와 관련된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뭉갠 대가로 영전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입장문에서 “이 검사는 경찰의 압수영장을 반려했고 지난 9월 여주지청 형사부장검사에서 수원지검 형사 제5부 부장검사로 영전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12일엔 김 여사 연관 의혹이 있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한 김영철 부장검사가 역시 봐주기 대가로 영전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검사가 과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함께 박영수 특검단 소속이었음을 거론하며 “‘친윤 사단’ 김 검사가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로 김 여사를 대한민국의 치외법권으로 만든 주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검사가 그 대가로 최근 대검 반부패1과장으로 영전했다고 했다.
대책위는 민주당 박범계·박찬대 의원이 각각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을 비롯, 전해철·김용민·민형배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책위 산하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는 최근 민주당의 검사 탄핵을 추진 중이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7월에도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실명과 일부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민주당의 검사 실명·사진 공격에 “이 검사는 영장 반려 당시 여주지청에 있지 않았고 부임한 뒤 영장을 보완해 청구했다”면서 “김 검사는 진영과 상관없이 묵묵히 맡은 바 직무를 다했다”고 했다. 검찰은 민주당이 거론한 두 검사의 수사 사건에 대해서도 수차례 압수수색으로 다수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인사 특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8석 거대 야당이 탄핵을 무기로 검사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는 건 준(準)사법 기관인 검찰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민주당이 제작한 유인물은 야권 인터넷 커뮤니티에 광범위하게 공유됐다. 야권 지지자들은 ‘검새(검사의 멸칭)들 다 탄핵시켜 버려라’ ‘법무법인 대검찰청’ ‘썩어 빠진 법조 카르텔’ 등 표현으로 두 검사를 비난했다. 과거 야권 주류 지지층이 비주류를 공격하던 ‘문자 양념 폭탄’ 같은 극렬 행위가 법조계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개딸식 극단 정치가 삼권분립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