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 주장이 나오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15일 “전혀 검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 강경파가 극단적 주장을 하고, 당 지도부는 이를 수습하는 모양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총장 탄핵에 대해 “논의한 바도 없고 내가 알고있지도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혀 고려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아니, 이원석 총장이 법적으로 위반한 게 현재까지 확인된 게 없지 않으냐”며 “한 번도 총장이 법 위반했다는 얘기를 내가 한 적이 없는데, 법 위반이 없는데 어떻게 탄핵을 하겠느냐”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총장의 탄핵 가능성을 전한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그런 내용이 나갔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 안의) 누가 그런 얘길 했을 것 같은데, 개인적 의견을 들었다 해도 원내 공식 라인에 확인해야 한다. 그러지 않은 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탄핵을 하려고 했다가 여론이 나쁘니까 또 내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뇌피셜 같은 보도가 나온다”고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9일 퇴근하는 모습. 이 총장은 이날 민주당이 검사 탄핵안을 발의하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방탄 탄핵"이자 "보복 탄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뉴스1

홍 원내대표가 강하게 부인하긴 했지만, 민주당 안에선 검찰총장을 향한 강한 비판이 연일 나오고 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총장을 향해 “스스로 사퇴하라”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불법과 비리가 드러난 검사들을 대상으로 국회의원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을 이원석 검찰총장이 보복 탄핵이라며 반발했다”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헌법상 권한을 사용한 것을 두고 행정부 임명직 공무원인 검찰총장이 공개 반발하는 것은 나라의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검사들의 범죄 혐의에 이토록 관대한 이원석 검찰은 이미 국민을 수사할 자격을 잃었다”며 “이원석 총장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검찰의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도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검찰총장을 해임 또는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이 검사 탄핵에 반발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민주당 안에선 검찰을 향한 강성 발언에 우려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또 방탄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검찰총장 탄핵·해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법조인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논리도 없고 상식도 없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선 당 지도부가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