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을 두고 단체 채팅방에서 설전을 벌인 일이 22일 전해졌다.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의원들의 언쟁은 21일 밤 벌어졌다. 최근 ‘원칙과 상식’을 출범시킨 이원욱 의원이 먼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우리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나,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 의원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본지 기사를 함께 올렸다고 한다.
이에 민형배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 민 의원은 “우리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기준이냐”고 했다. 최 전 의원이 북콘서트에서 문제의 ‘암컷’ 발언을 했을 때, 민 의원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민 의원의 이런 반응에 다른 의원들도 나서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영환 의원은 “제발 특정 언론, 특정 보수단체, 특정 당내 소수 의견이란 이유로 명백한 잘못에 대한 비판마저 매도하지 말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을 사랑하고 더 나은 민주당을 바라는 (오영환) 의원님 진심을 존경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 의원은 “과도하니까 문제”라며 “조선일보가 민주당을 공격하는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에 오 의원이 “최근 잇따른 논란 대응이 늦어진 게 당의 망가진 모습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 등에서 당의 대응 조치가 늦고 부족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민 의원은 “우리 당이 망가졌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당이 망가지길 바라는 조선일보식 시선에는 더욱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전재수 의원은 민 의원을 향해 “(보도가) 과도하다고 말씀하시면 계속 ‘설치는 암컷’이라 하고 다닐까”라며 “공격할 빌미를 안 주기 위해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도대체 몇 번째냐. 쎄빠지게 골목길 돌아놓으면 한방에 다 말아먹고 제발 좀 말 좀 조심하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말, 폭망하는 말 구분 못하냐”고 했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 북구강서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당 지도부에선 친명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실수는 없는 게 좋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실수도 없다”고 했다. 민 의원과 최 전 의원을 감싸는 듯한 언급이다.
이에 전 의원은 “제발 좀 신중하자, 생각나는 대로, 분노하는 대로 거칠게 다 쏟아낼거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유튜브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날 밤 계속된 설전에서 당 지도부가 중심을 잡아달라는 언급도 나왔다고 한다. 여성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