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24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의혹 검찰 조사와 관련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우린 다 태웠는데 왜 (회계) 자료를 다 남겨놨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윤 의원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책을 펴내고 24일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뉴스1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책 ‘윤미향과 나비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2020년 8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개인·정대협(정의연) 회계자료를 들고 상황을 설명하고자 이해찬 대표를 찾아갔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신네들은 왜 그런 자료를 다 남겨놨어 우린 운동하면서 다 태웠는데 왜 그걸 다 남겨놨냐’고 말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자료는 저희 역사라 없앨 수 없었다고 대답했지만 들었던 생각이 ‘야 든든하다’”였다며 “민주당 의원이 되니 나를 막아주는 벽이 있구나 그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 임기가 끝난 뒤 송영길 전 대표 시절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출당 조치됐다.

윤 의원은 2020년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소속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례후보가 된 이후 자신이 대표를 맡았던 정의연과 그 전신인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후보 시절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의원은 지난 9월 항소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윤 의원은 “숨만 쉬어도 혐오적 제목으로 기사화되는 바람에 움츠리고 있었다”며 “3년 7개월 동안 더 넓고 더 단단해졌다”고 했다. 이어 “언론이 왜곡한 윤미향의 진심을 전하고 위안부 할머니 인권운동을 바로 세우기 위해 책을 썼다”며 “진심이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해져서 ‘윤미향 앵벌이’라며 저를 기피하는 주변인들, 동료들, 저와 함께한 활동가들이 다시 희망을 만들고 날갯짓을 넓게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조국

그의 출판기념회에는 야권 인사들이 영상축사를 보내거나 직접 참석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추 전 법무장관은 “(윤 의원을) 내쫓았다는 것을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며 “윤 의원처럼 인류 평화를 위해 활동했던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역사에 제대로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도 축하 영상을 보내 “윤 의원이 검찰과 언론에 의해서 어떠한 마녀사냥을 당했는지 생생히 기록돼 있다”며 “울컥했다. 동상련의 마음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당 김승남·송갑석·강민정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도 출판기념회를 찾았다. 강민정 의원은 축사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큰 물줄기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윤미향 복권’을 위한 행사처럼 보였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어떤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해왔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과 뜻을 모으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어떤 방법에서든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지난 9월에는 친북 단체인 조총련이 주최한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100주년 행사에 정의연 간부와 함께 참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