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시 남구에서 열린 의정 활동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대통령과 하루에 3~4번씩 전화한다”며 ‘윤심(尹心)’을 강조했다. 혁신위가 연일 ‘지도부 희생’을 강조하고 여권 일각에서도 ‘비대위 체제’ 주장까지 제기되자 ‘윤심’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울산 남구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개최한 의정보고회에서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며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이야기한다. 주제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프리토킹’을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어떤 때는 하루에 3, 4번씩 전화도 한다”며 “밤늦은 시간이더라도 밤 9시, 10시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의정보고회에는 주민 수백명이 몰렸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압박하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윤심을 팔지 말라던 김 대표가 ‘윤심 팔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대표는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고,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구민들에게 (활동을)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일각에서 김 대표의 내년 울산 출마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이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울산 남구에서 4선을 했다.

지난달 23일 “전권을 주겠다”며 직접 인 위원장을 임명한 김 대표는 정작 혁신위의 ‘친윤·중진·지도부 험지 출마’ 권고안이 나오자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거나 “당대표 처신은 당대표가 결단할 것”이라고 하는 등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 해산’ 한다면 어떤 지도부라도 못 버틴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방식으로 김기현 체제는 붕괴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정치적 결단 시점을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사석에서 “내가 국회의원을 한 번 더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점을 강조해왔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가 울산에서 5선 출마에 도전한다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망하는 길이라는 점을 모르겠느냐”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결국 김 대표가 ‘총선 승리를 이끈 당대표’로 남고 싶어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야 총선 이후 김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보장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는 비대위를 막기 위해 울산을 붙들고 있는 것일뿐 대표직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불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