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이 지난 21일 발사됐다. /노동신문 뉴스1

국방부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궤도에 진입해 지구를 돌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27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성체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며 “2016년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며칠 뒤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져 불타 없어졌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군사 정찰위성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기반으로 한 핵을 투하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우리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다만 국방부는 북한이 만리경 1호로 서울, 평택, 오산, 부산 등 한반도는 물론 미국 하와이와 괌의 미군 기지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의문을 드러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이후 (정상 촬영까지) 일반적으로 수개월은 필요한데, 북한의 발표는 보여주기식 선전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지난 5월 발사했다가 실패한 군사 정찰위성을 우리 군이 인양해 분석한 결과 해상도가 조악했는데, 짧은 기간 내 이를 극복했을지 의문이 남는다”며 “위성 정상 작동 여부는 국내 유관 기관이 미국과 공조해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7일(현지 시각)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에 관한 대응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이사국 8국 요청으로 소집됐고, 한국도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외무성 담화를 통해 “자주권을 또다시 침해하려 든다면 그 어떤 후과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정찰위성 발사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엄중한 군사적 준동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목적을 둔 합법적이며 정당한 방위권 행사”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22일 안보리 10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규탄 성명에 대해서도 “아무런 국제법적 효력도, 정치적 영향력도 없는 모략 문서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