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검사장,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했다. 지난 9일 이들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가 ‘자동 폐기’가 예상되자 하루 만에 철회했고, 이날 다시 낸 것이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세 사람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틀림없이 탄핵이 진행될 것이라는 의지도 표명할 겸 미리 제출한다”고 말했다.
탄핵안은 국회법에 따라 발의된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보고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표결 없이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민주당은 지난 9일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72시간 이내에 본회의 개최가 어려워지자 자동 폐기를 피하기 위해 탄핵안을 철회했다. 정치권에서 “극한의 꼼수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민주당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 없다”며 재발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 일정이 확정돼 있다며 탄핵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30일에 보고하고, 24시간이 지난 1일 본회의에서 표결한다는 것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예산안 심사가 아직 계속 중인 상황에서 30일과 1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했다 철회해 망신을 자초하고선, 이젠 예산안 처리 준비도 안 됐는데 본회의를 열자고 생떼를 쓰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탄핵이 단지 방통위원장 등의 직무를 최소 내년 총선 때까지 정지시키겠다는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탄핵 대상자의 직무가 정지된다. 민주당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언론 장악’, 손준성 검사장은 ‘고발 사주’ 의혹, 이정섭 검사는 청탁금지법 위반을 탄핵 사유로 들고 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안에서도 “헌재에서 실제 탄핵 결정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