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양진경

더불어민주당이 28일 현역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을 버리고, 새 단체 대화방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대화방에서 벌어진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둘러싼 설전이 언론에 공개돼 유출 논란이 일자, 재발 방지 차원의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들 전원을 초대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었다. 기존에 있었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없애고, 새 대화방을 판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졌으니 운영진을 바꿔 새 단체방을 만들자는 차원”이라며 “이와 함께, 의원들만 모인 공간인 만큼 보안을 강화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휴대폰 외 PC나 태블릿 등 다른 기기에서 보좌진 등 외부인이 대화방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민주당 단체 대화방에서 있었던 ‘암컷 설전’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2일 의원 단체 대화방에 최강욱 전 의원의 문제 발언을 보도한 본지 기사를 공유하며 “우리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나.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은 “우리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기준이냐”고 맞받았고, 다른 의원들이 “특정 언론이란 이유로 명백한 잘못에 대한 비판마저 매도하지 말라”(오영환 의원) “공격할 빌미를 안 주기 위해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전재수 의원)고 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런 심야 단톡방 설전이 언론에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당내에선 “누가 유출한 거냐” “의원들 단체방을 누군가 보고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의원은 “보안이 확실치 않으면 앞으로 누가 대화방에서 마음 편히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160명이 넘는 대화방 얘기가 외부에 나갔다고 해서 새로 방을 파는 건 앞으로 입 조심하란 얘기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