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2021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 너럭바위를 붙잡고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과거 단순(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하며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언급한 데 대해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30일 “저런 소리야말로, 자기가 무슨 놈의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인가”라며 “완전히 노무현을 부정하는 얘기”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노무현의 삶을 얼마나 바보 같은,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이라며 “노무현은 멋있게 여러 번 졌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2~2000년 당시 민주당 험지였던 부산에서 국회의원(14·16대 총선)과 시장(1회 지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낙선이 뻔한 험지에서 ‘지역 감정 극복’을 부르짖으며 연거푸 도전하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이는 2002년 극적인 대선 승리의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런 노무현 정신을 전혀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 전 총장 지적이다.

유 전 총장은 민주당이 병립형 비례제로 선거법을 개정한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병립형으로 후퇴하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에 거기서 입는 손실이 훨씬 더 클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 번복 등) 전과도 몇 번 있는데다가, 이번에 또 (선거법을) 그렇게 해놓으면 이거 영원히 못 믿을 당으로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세상에 못 믿을 놈들이 돼버린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