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가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데 대해, 이상민(대전 유성을·5선) 민주당 의원이 “참 부끄럽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2021년 경선에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경선을 주관했었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김씨가 2021년 네 차례에 거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당시 김씨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이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김용씨와 유동규씨가 민간 업자들(대장동 일당)과 장기간에 걸쳐 금품 수수 등을 통해 밀접하게 유착된 일련의 부패 범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이런 경선에는 사실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식 후보가 된 이후에는 국가에서 돈(선거 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들어가고 나가는 돈이 투명한데, 그 전 단계인 경선에서는 사실 돈이 어떻게 왔는지, 어떻게 쓰였는지 애매모호한 것이 많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서 “(경선 자금에는) 합법적인 것도 있고 불법적인 것도 있는데, 그걸 사실 선관위원장이나 밖에서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재판부가 ‘(김씨와 유씨 등이) 돈을 주고받고 했다. 그게 (이재명 후보) 경선 자금으로 쓰였다. (김씨가) 그런 용도로 (돈을) 받았다’고 선고한 것을 보면서, 참 부끄럽다”고 했다.
김씨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이후 민주당의 친이낙연계 원외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이 대표를 비롯한 현 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당에서 결단해야 할 것은 결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친이재명계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 발언을 겨냥해 “당을 흔드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서든 누구에 대해서든 그 사람의 공적인 부분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당(에 대한 비판)과 동일시해서 ‘당대표에 대한 비판은 곧 당을 흔드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진짜 전체주의적인 생각”이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민주 정당에서 당대표(를 비판하는 것이 당을 흔드는 것이라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국가를 흔드는 것이냐”며, “그런 사고방식은 굉장히 극단적인, 아주 전체주의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다음 주 중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오죽하면 나가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