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왜 정치를 하느냐”며 “(총선에서) 부끄럽게 이기면 뭐하나, 그러다 설혹 비참하게 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위성 정당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최근 약속 파기를 시사한 데 대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작년 3월 4일 대선 선거 운동을 하면서 “제3·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들려는 건 이번 선거에서 도움받기 위해 하는 전략이 아니라 이재명이 평생 가진 꿈”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하지만 지금 대표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라며 “심지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은 대선이 끝나고 계속해서 국민과 멀어져 가고 있다”며 “심지어 대선 때 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선거제 개편 관련 논의에서 침묵하던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선거는 승부다”라며 “이상적인 주장으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이 1석이라도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선거제를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따로 뽑는 과거로 되돌리거나, 현행 제도 하에서 위성 정당 창당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대선 때 했던 공약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국민들은 대표의 단식 말고 민주당의 혁신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없다”며 “우리가 부끄럽게 이기면 뭐하나, 그러다 설혹 비참하게 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왜 정치를 하느냐”며 “민주당이 만들고 민주당이 약속한 제도를 민주당 스스로 폐기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4년 전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배제한 채 강행 처리한 선거법이다.
박 전 위원장은 “대표 주변에 원칙 없는 승리를 속삭이는 아첨꾼들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선거제도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대표가 정치개혁 약속을 확언하지 않아 우리 당은 분열되고 있고, 이 책임은 이 대표에게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