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안 초안을 두고 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야당 텃밭인 서울 노원, 경기 부천, 경기 안산 등에서 의석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지도부에 단체로 항의하고,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끼리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노원갑·을·병(민주당 고용진·우원식·김성환) 세 지역구는 노원갑·을 두 곳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우원식 의원 지역구인 노원을이 반반으로 나뉜다. 우 의원은 비명계 고용진 의원 지역구인 노원갑에서 5선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지난 4일 노원갑에 속하는 공릉동의 한 전통시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고, 이 지역에 현수막도 걸 예정이라고 한다. 반대로 노원병이 지역구인 김성환 의원은 현재 노원을에 속하는 중계동 등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우세한 부천도 네 곳(민주당 김경협·설훈·김상희·서영석)에서 세 곳으로 줄어드는 안이 제시됐다. 김경협·김상희·서영석 의원은 획정안이 발표된 지난 4일 함께 홍익표 원내대표를 찾아가 사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천 현역 의원들은 선거구 감소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 의원 지역구인 부천정은 이미 비례대표 유정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야권 관계자는 “이러다 현역 의원 3명이 한곳에서 경쟁하게 될 판”이라고 했다.
지역구가 4곳에서 3곳으로 줄어든 안산(민주당 전해철·김철민·고영인, 무소속 김남국)은 김남국 의원이 코인 논란으로 불출마를 선언해 다른 곳보다는 나은 분위기다. 지역구가 아예 공중분해되는 사례도 있다. 민주당 서삼석 의원 지역구인 영암·무안·신안은 획정안 초안에서 해남·영암·완도·진도, 나주·화순·무안, 목포·신안 등 3조각으로 나뉘어 사실상 사라졌다. 만약 이대로 지역이 쪼개지면 무안군수 출신인 서 의원은 나주·화순·무안을 택할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전남도당위원장인 신정훈 의원(나주·화순)과 경쟁해야 한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구·합구된 선거구에 대해 재획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부천 지역구 축소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