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김진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강행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내년 4월 10일 총선을 4개월 앞둔 10일,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 결정에 이어 최근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불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당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5선 서병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내가) 묻지 않았던가”라며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는 내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했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쇄신 대상 1순위는 김 대표”라며 “불출마로는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시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체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이대로 총선에 대패해 윤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된다면 모든 책임을 김 대표가 지게 된다.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반면 김 대표 측과 당 주류는 “총선 전에 사퇴는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보인다.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박대출 의원은 이날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며 “선거는 전쟁이다. 총구는 적을 겨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손으로 선출한 지도부”라며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한 ‘단결’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실제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텃밭’ 영남 출신 의원들은 여론 추이와 사태를 관망하며 지역구 다지기에 열중인 분위기다. 대구의 초선 김승수 의원은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며 “지금은 총구를 적에게 돌리고 지도부를 믿고 단합할 때”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공천을 못 받을 것 같은 의원들만 지도부를 비판한다”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대안이 없으니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자는 게 당의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