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연합정당을 만들겠다며 창당을 선언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젠더 갈등과 초저출생 해결책으로 ‘남녀 병역 평등’을 꺼내들었다. 고정된 성 역할에 벗어나려면 여성의 병역 의무 이행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류 의원과 금 전 의원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역에서부터 가사까지 성 평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병역 성 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가정에서 성 평등을 이루려면 한국 같은 나라에선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바로 병역 문제”라며 “남성 독박 징병과 여성 독박 가사가 동전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가족 성 평등을 잘 해결하려면 병역 성평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북한, 이스라엘, 스웨덴처럼 여성 의무 복무제를 도입할 것인지 또는 모병제로 전환한 뒤 남녀에 동일한 기회를 받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대안은 밝히지 않았다.
금 전 의원은 또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선 “국가가 육아휴직 비용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기업은 의무적으로 실천하자는 것”이라며 “육아휴직 기간 정부가 통상임금을 100% 보전하겠다”고 제안했다.
류 의원은 “저도 몇 년 전 남초 커뮤니티에 대차게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을 남기고 15만 비추로 역대 비추천 1위를 달성했다. 그게 용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진짜 용기는 자기 진영에 불만을 감수하고 대화의 창을 열어 타협책을 찾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명제에 기초해 페미니즘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온라인 페미니즘 내에서 통용되는 일부 표현이나 상징에 ‘조롱이나 혐오가 없다’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류 의원과 금 전 의원은 지난 8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제3지대 연합정당을 만들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류 의원이 속한 정의당 내 모임 ‘세번째권력’과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이 합쳐 내년 4월 총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각각 당내 주류와 대립각을 세우며 제3지대론을 주창해왔다.
이에 정의당은 류 의원에게 오는 16일까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사퇴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류 의원은 “탈당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류 의원이 탈당하면 정의당은 다른 후보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승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