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이르면 13일 대표직 사퇴 등 거취를 발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 있겠나. 백의종군하겠다”며 국민의힘 주류 의원들 중 처음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장 의원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도 이날부터 13일까지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초 김 대표는 12월 내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내년 초 자신의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혁신위가 조기 해산하고, 김 대표가 예상했던 시점보다 빠르게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뤄지면서,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혁신위의 친윤·지도부 희생 요구에 따라 장 의원이 불출마란 결단을 내리면서 김 대표도 그냥 넘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 대표는 사석에서 수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 주변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한 당대표’가 목표였던 김 대표가 떠밀리 듯 대표직을 내려놓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대표 사퇴에 대비한 윤재옥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논의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대행 체제는 일단 현 지도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대표가 없는 과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바로 비대위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윤 원내대표가 연말 국회를 관리하면서, 여권의 총의를 모아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