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 및 신당 창당 선언을 예고한 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과 일정이 맞물리고 이 전 대표 측근들조차 동반 탈당을 거부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여론의 관심과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 가장 큰 악재는 21일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다. 26일 공식 취임, 29일쯤 비대위원 인선 발표, 새해 1일 현충원 참배 등 빼곡하게 돌아가는 ‘한동훈 비대위’ 일정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이 전 대표의 탈당에서 비대위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으로 불리는 ‘천아용인’ 중 한 명인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에 남는 것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거물급 정치인은 없는 상황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5일 라디오에서 “‘천아용인’ 자체도 결별이나 분리가 될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나가긴 나갈 것 같은데 광야에서 고독하게 홀로 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6일 취임 전까지 공식 활동을 하기도 힘든 한 전 장관 입장에서도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를 하루 만에 만나 붙잡는다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장 지명 직후 이 전 대표 관련 질문에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면서도 “특정인을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공언한 대로 탈당을 하되 총선이 임박한 시점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가 다시 이 전 대표 쪽에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동훈 비대위’의 혁신이 국민 호응을 받을수록 이 전 대표의 신당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