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수사 이력 및 경력을 두고 여야가 ‘적격’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문외한”이라고 했고 여당은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고 반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방송·통신 분야 수사 경험이 없고 변호사 시절 변론 경험도 없으며 그 외에 관련 경력도 없다. 말하자면 문외한”이라며 “문외한이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CP(콘텐츠 프로바이더)가 뭔지 아느냐” “망 사용료 문제를 아느냐”는 질문을 하며 특수부 검사 출신 김 후보자가 방송·통신 관련 경력이 없음을 부각하고자 했다.
반면 여당은 김 후보자가 전문성이 있다며 가짜 뉴스를 근절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역대 방통위원장을 보면 언론인, 정당인, 법조인 출신이 있다”며 “진영과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최종 심판자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법조인이 임명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병욱 의원은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자를 야당 측이 무분별하게 전문성을 거론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을 야당과 공영방송 장악 세력이 득달같이 공격하고 쫓아냈다”고 했다.
이날 야당은 김 후보자가 2008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봐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했다. 김 후보자는 “15년 이상 된 공무원에게 주는 것으로 알고 있고, 22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한 것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됐을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거나 방송·통신·미디어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전면 개편해, 디지털·미디어 융합 환경에 걸맞은 규범 체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시절 논란이 됐던 ‘방통위 2인 체제 심의·의결’과 관련해서는 “(2인 의결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5인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2명과 국회가 추천하는 위원 3명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구다. 그는 뉴스 제휴 평가위원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포털의 기사 배열이나 공정성 관련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심위 가짜뉴스 신속 심의 센터 설치가 위법하다는 야당 지적에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내부 조직 운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