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57)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7일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50) 비상대책위원장이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구호를 내세운 데 대해 “함부로 돌 던지지 마라”고 했다.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86학번인 임 전 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전대협 3기 의장 등을 역임한 86 운동권의 간판 스타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2·12 군사 쿠데타와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저항했던 우리의 삶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며 “내가 원해서 군홧발에 채이고 감옥에 가고 친구를 먼저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나의 꿈은 그저 소박한 공학도였다”고 한 임 전 실장은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리며 그들이 쳐들어왔고 무서웠지만 도망가지 않고 견뎌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견디고 회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날마다 두려움과 맞서며 거리로 나섰던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그런 삶들이 모여 6월 항쟁이 됐다”며 “박종철을 잃고 이한열을 잃고 민주주의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의 일상이 더는 공권력에 의해 공격받지 않았다”며 “그런데 지금 당신들이 다시 일상을 흔들고 있다”고 했다.
“눈만 뜨면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나라가 됐다”고 한 임 전 실장은 “수사와 기소 독점을 틀어쥔 채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들의 일상을 공격하는 당신들의 모습이 군부 하나회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국민들이 가진 가장 큰 힘은 견디는 힘과 회복하는 힘”이라며 “우리는 견딜만큼 견뎠고 이제부터 회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을 겨냥, “다른 이의 희생으로 일상을 지키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권력에 취해 마구 휘두르는 당신들에게 충고한다”며 “그 입에 함부로 기득권이니 특권이니 하는 낯뜨거운 소리를 올리지 마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 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