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4인에 속했던 윤영찬 의원은 10일 탈당 선언에서 빠졌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0분으로 예정된 ‘원칙과 상식’ 탈당 기자회견을 30분쯤 앞두고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윤 의원은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동의한다. (탈당한 이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원욱·김종민·조응천)에게 잔류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민주당 안에서 대표적인 이낙연계로 분류된다. 이원욱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뒤 “4인의 공동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을 거라 했는데 오늘 아침에 깨졌다”며 “당혹스럽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시험 준비 잘해도 한두 문제는 틀릴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이 탈당 대열에서 돌연 이탈한 이유를 두고, 당내에서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 때문 아니겠냐는 말이 나왔다. 친명계인 현 부원장은 윤 의원의 지역구(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준비해 왔고, 현 부원장을 지지하는 개딸들은 윤 의원을 “수박”이라 공격해 왔다. 하지만 현 부원장이 최근 지역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고 지난 9일 당이 감찰에 착수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현 부원장이 당 징계를 받게 되면, 윤 의원 입장에서는 공천을 수월하게 받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탈당 규탄문에서 “이낙연과 탈당파의 관심사는 오직 권력과 공천뿐”이라며 “윤 의원만 봐도 그들의 의도는 투명하리만큼 분명하다”고 했다. 당 게시판 등에는 “공천 때문에 설쳤다는 방증” “당에 남아 프락치 하겠다는 거냐, 당장 나가라”는 글들이 올라 왔다. 당 핵심 인사는 “현 부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한다 해도 친명에서 윤 의원에게 공천을 그냥 줄지는 미지수”라며 “또 다른 ‘자객’이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