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민주당 탈당 및 신당 창당 선언을 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이미 탈당할 결심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개혁 여지를 기대하고 두 달을 더 기다렸으나 이재명 대표 측이 반응하지 않아 실제 탈당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탈당할 마음을 굳힌 시점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받자 “딱히 어느 날이라기보다는 하나씩 쌓여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11월 10일 한 진보 신문과 대형 대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대체로 결심이 섰던 때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이 변질됐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18일 보도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 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정책이나 비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잃게 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럼에도 바로 탈당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전히 민주당의 개혁 여지를 남겨 놓고 있었고 기대했었는데 그게 안 됐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의 이재명 대표 면담, 그때도 (김·정 전 총리가) 저와 미리 만나거나 메시지를 통해서 ‘(이 대표에게) 이런 주문을 하겠다’ 했는데 (이 대표에게서) 대답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말 이 대표를 직접 만났지만, “(이 대표가 하는 이야기는) 동어반복, 같은 말의 반복이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의원 129명이 자신의 탈당을 비난하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렇게 정말로 절박했다면, 지난 수개월 동안, 몇 달 동안 저에게 ‘한번 만납시다’라든가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라든가 하는 얘기를 했음직도 한데, 그렇게 하신 분은 딱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다른 분들은 전혀 그런 것 없이 제가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로 예정된 날 바로 눈앞에 두고 그렇게(비난 성명 발표) 했다”며 “그것은 내부용이지 저한테 들으라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