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 미국 방문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MBC 보도에 대해 법원이 12일 MBC에 정정 보도를 명령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코미디 같은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미디 같은 대통령의 비속어가 코미디 같은 판결로 이어지다니 나라 망신”이라고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60%에 가까운 국민이 ‘바이든으로 들린다’고 답했는데, 재판에서 진행된 음성 감정 등에서는 ‘감정 불가’ 판단이 나왔다”며, “재판부는 사실과 다른 보도인지 진위가 가려지지 않았는데 무엇을 근거로 외교부의 손을 들어주었느냐”고 했다.
그는 “법원이 윤석열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에 동참한 꼴”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바보로 만들려고 하고, 법원은 언론에 침묵하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했다. “국가 위상을 깎아먹고 있는 것은 억지 소송을 벌이며 대통령의 비속어를 부인하는 정부와, 이에 부화뇌동하는 법원”이라고도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오늘의 판결은 국민이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이어 법원마저 불신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MBC는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어지는 재판에서 진실에 기반을 둔 판결이 나오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성지호)는 이날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 보도 청구 소송에서 MBC에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없고, ‘바이든은’이라고 발언한 사실도 없음이 밝혀졌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방송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MBC는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며 이런 내용으로 자막을 달았으나, 재판부는 이 자막이 사실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MBC가 윤 대통령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 맞다고 주장하며 제출한 자료에 대해, “신뢰할 수 없거나, 그 증거 가치가 사실 인정의 근거로 삼기에 현저히 부족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