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이 ‘이재명 1인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며 탈당한 데 대해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 129명의 이 전 대표 탈당 비판 성명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를 향한 충성 맹세처럼 보인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그동안, 특히 총리를 하실 때는 품격 있는 총리로서 문재인 정부, 또 민주당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야당을 상대로 해서 참 잘 공세를 취했던 총리였다. 말의 품격에 대한 사람들의 동의도 참 많이 얻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상황은 본인이 걸어오셨던 정치 인생을 오히려 더 훼손하고 있으시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계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고 최고위원은 이어서 “물론 당내에서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한다는 (이 전 대표의 비판)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는 뼈 아프게 받아 안아야 된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꽤나 오랜 세월 동안 ‘수박’ 논쟁이 있지 않았느냐”며 “그걸 둘러싸고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수박’을) ‘뽀개버리겠다’ ‘부숴버리겠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 문제에 대해서 지도부가 나름의 조치를 취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했었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의 변을 밝히면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했다. 또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시고 얼마 전에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던 ‘야권 대통합’이라는 가치에 과연 이낙연 전 대표가 가고 계시는 길이 맞는 것이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탈당하면서 했던 당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비난하는 민주당 의원 129명의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 최고위원은 “저는 지도부에서는 가장 먼저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129명과, 이름을 올리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또 갈라치기 될 게 뻔하다”며 “마치 그게 이재명 대표를 향한 충성 맹세처럼 보이는 것도 마뜩치 않았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자객 공천’될 가능성에 대해 “(자객 공천이라면) 보통은 상대방 (윤석열 정부 유력 인사가) 어디 나온다 그러면 그에 맞서서 누군가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라며, “당내 인사를 향해 하는 자객 공천이라는 것은 굉장히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어 “(비명계를 겨냥한 자객 공천은) 윤 정권을 견제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당을 장악하는 게 목적인 것으로 보여질 우려가 너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