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 당무 개입’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정치 중립 위반은 물론 형사처벌도 될 수 있는 중대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지금 상황을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의 줄다리기 촌극으로 볼 게 아니라 윤 대통령의 심각한 헌법과 법률 위반 가능성을 놓고 봐야 한다”고 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혐의가 확인되면 국회는 탄핵 소추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가 헌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당내 경선 운동을 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총선 공천 문제로 한 위원장과 다투다 사퇴를 요구했으니 경선 개입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사이에서 실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대통령실이 ‘김경률 공천 계획 취소하라’는 식으로 압박하면서 사퇴를 거론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대통령실 설명대로 공정한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 정도라면 부당한 개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대통령제 정부 구조에서 대통령과 여당은 한 몸통”이라며 “여당 소속인 대통령이 당에 조언하는 게 선거법 위반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실제 오간 대화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2018년 징역 2년이 확정된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 등은 “윤석열이 한동훈과 함께 박근혜를 기소해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당시 청와대가 친박계 인사들을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공천하기 위해 ‘진박 감정용’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게 핵심 혐의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에서도 “사안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고발장 작성을 이미 시작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