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민주당이 ‘왕조형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동작구 갑 선거구에서 3차례 당선됐고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으나, 민주당으로부터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자 제3지대행을 선택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십상시’ 집단의 아첨 경쟁이 민주당을 왕조형 사당으로 전락시켰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실패에 맞서 대안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당대표 비위 맞추기에만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이어서 “민주당이 외치는 공허한 통합 논리는 유신 독재와 판박이”라며, “집권에 실패한 민주당은 반성하기는커녕 이 대표를 앞세운 친명 십상시들이 당권 장악에만 몰두해 다른 소리, 바른 소리를 탄압했다”고 했다.

앞서 전 전 의원은 대기업들을 상대로 뇌물을 받거나 한국e스포츠협회에 기부·후원을 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이듬해 사면·복권됐다.

전 전 의원은 최근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자신이 3차례 당선된 서울 동작구 갑 선거구에 다시 출마하겠다며 민주당에 심사를 신청했으나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은 검증위원장인 김병기 의원이다.

이에 대해 전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예비후보자 검증위 단계부터 온갖 구실을 갖다붙여 변칙과 반칙에 골몰하고 있다”며 “‘사천’(私薦)과 ‘망천’(亡薦)으로 시작한 민주당은 공정성이라는 정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제3지대 정당을 세워나가는 데 숨은 역할이라도, 작은 뒷받침이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정통성과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가치를 사랑해서 합류한 수많은 후배 의원들이나 현역 의원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잔류와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에게 (탈당 뜻을) 전파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