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영입한 인재 대부분이 야당 강세 지역인 이른바 ‘험지’로 출마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통령실에서 핵심 보직에 있던 인사는 대체로 ‘양지’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당 안팎에선 “험지 출마는 외부 영입 인사들 몫이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영입한 YTN 앵커 출신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서울 구로갑 출마를 선언했다. 호 대변인은 이날 “저는 험지라는 구로갑에 출마하겠다고 손 들고 나왔다”고 했다. 구로갑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4선을 한 곳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박상수 변호사도 이날 인천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18~20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지난 선거에선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당선됐다. 현재는 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최근 영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경기 수원 지역 출마나 비례대표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다른 영입 인재들도 험지 출마를 선언해 놓았다.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서울 강북갑에 도전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기 수원정에서 민주당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맞붙겠다고 선언했다.
박은식 비대위원은 여당 약세 지역인 광주 동남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고향에 출마해 보수 정당의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떨어지더라도 화끈하게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인사 중에도 야권 강세 지역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이승환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1988년 이후 총선 9차례에서 민주당이 일곱 번 차지한 지역구인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다. 1991년생인 여명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서울 동대문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곳도 1988년 이후 민주당이 6번 당선된 전통적 야권 강세 지역이다.
국회 보좌관 출신인 신재경 전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인천 남동을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다. 충남 천안을 당협위원장을 지낸 경험이 있는 신진영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이번 총선에서 천안병에 출마한다. 20대 총선 때 분리 신설된 지역구로 20대 총선과 2018년 보궐선거, 21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직 출신은 주로 영남 지역이나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 도전장을 냈다.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은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 출마한다.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은 대구 북갑,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은 경북 구미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수도권에선 김은혜 전 홍보수석이 경기 성남 분당을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현역은 민주당 김병욱(재선) 의원이다.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