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국회의원./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을 최근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에게 복당(復黨)을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 친문 세력 반발이 커지고 있다. 2017년 대선 때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바른미래당·국민의힘을 거치며 반문(反文) 활동에 앞장섰던 이 전 의원의 전력 때문이다. 친문 세력은 “이언주 복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 “반윤이면 다 받겠다는 것이냐”고 하고 있다.

한 친문 의원은 25일 본지 통화에서 “이 전 의원은 ‘보수 전사’ ‘문재인 저격수’로 활동하며 온갖 극언을 쏟아냈다”며 “복당은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했고 ‘조국 수호 촛불 집회’와 관련 문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한 적이 있다. 각종 반문 집회에 참석, ‘문재인 아웃’ 팻말을 들었다. ‘보수의 잔다르크’라는 별명도 붙었다. 민주당에선 “이런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나 국민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납득이 안 된다”(송갑석) 같은 말이 나온다.

반면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의 큰 뜻에 함께한다면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의원은 누구보다 정확한 판단과 비판의 각을 세우는 분”(KBS라디오)이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본인이나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에겐 ‘이언주 복당은 부적절한데 지나치게 성급하게 결정한 것 아니냐’는 당내 여론이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이 전 의원 복당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 전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대통합에 힘을 보태달라는 이 대표 등의 요청”이라며 “아직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은 이날 최근 예비 공천 심사 ‘부적격’ 판정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전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십상시 집단’의 아첨 경쟁이 민주당을 ‘왕조형 사당’으로 전락시켰다”고 했다. 그는 이낙연 신당이나 비명계 신당 등 제3지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