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획득할 경우,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이 의원직을 2년씩 나눠서 수행한다는 내용의 ‘비례대표 2년 순환제’를 실시하기로 28일 결정했다. 정의당은 비례 순환제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당원의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의당 내에서조차 ‘의원직 나눠먹기로 보일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르면, 정의당 소속으로 22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사람은 의원직을 첫 2년만 수행하고 사퇴해야 한다. 의원직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명부의 후순위에 있던 사람이 승계한다. 헌법에 4년으로 규정돼 있는 국회의원 1명의 임기를 2명이 나눠 갖겠다는 것이다.
이런 꼼수가 가능한 것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사직하면 이 의원이 당선될 당시 속했던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부에 있는 후순위 사람이 의원직을 승계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사직은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동료 의원들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지만, 1995년 이기택 의원의 사직이 불허된 뒤로 30년 가까이 불허된 경우는 없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헌법은 국회의원 임기를 4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제도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이 결정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너무나 당혹스럽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다른 정의당원은 “비례 순환제는 기득권 나눠먹기로 비칠 수밖에 없고, 실제로 그런 취지”라며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미사여구를 붙인들 달라질 것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