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성 인재 2명 추가 영입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전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팀장이었던 이지은(왼쪽) 전 총경,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던 백승아 전 교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4·10 총선 비례대표제(병립형·연동형) 방향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친명계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득표율대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과거 병립형으로 돌아가야만 민주당 총선 승리가 보장된다는 실리파와, 현행 연동형을 유지하며 친야 세력과 ‘반(反)윤석열 연합 전선’을 펼쳐야 한다는 명분파가 맞서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소수 정당에 비례 의석을 더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실리파인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의원 단체 채팅방에 비례제 문제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를 무시하고 비당원과 비지지자들로 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냐”고 했다. 정 의원은 최근에도 “총선은 자선 사업이 아니다”라며 “다른 당을 도울 만큼 민주당이 여유롭지 않다”고 했었다.

반면 명분파 김두관 의원은 29일 “병립형으로 야권 비례 의석을 독점하면 우리 당 의석은 몇 석 늘어나겠지만 민주·진보·개혁 진영의 전체 의석은 손해를 본다”(KBS 라디오)라고 했다. 현행 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면서 민주당 바깥 친야 좌파·진보 세력의 지분을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선거제를 놓고 확연히 대립한 셈이다.

실제 같은 친명이라도 두 방식을 놓고 “정권 무력화의 현실적이고 최선의 대안은 병립형”(동작을 이수진) “병립형 퇴행은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惡手) 중 악수”(이탄희)처럼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26일 연동형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 80명 성명서엔 친명 의원들도 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이런 갈등은 친명계 박주민 의원조차 “(선거 유불리) 주판알을 튕기는 게 아니라 정말 팽팽해서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한 친명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의총이 열려도 아무도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며 “공천이 걸려 있는데 이 대표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이재명 대표 본인이 선거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친명계조차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병립형을 선택한다면 이 대표 본인의 비례 공천권이 커지고 친명 현역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범야권 내에서 ‘대선 공약 파기’ ‘국민의힘과 야합’ ‘진영 분열’ 같은 비판이 거세진다. 연동형으로 가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떨어지고 ‘위성 정당으로 선거를 엉망으로 만든다’는 비판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병립형 회귀 입장을 밝히되 당선권 바깥인 비례 20번 안팎을 선택함으로써 ‘자기희생’을 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번 주 내 지도부가 어느 정도 결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위성 정당은 국민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선거”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일찍이 병립형 회귀 입장을 정하고 민주당과 협상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연동형을 유지하는 경우에 대비해 위성 정당 창당 준비에 들어갔다.

친명계조차 병립형·연동형 찬반으로 나뉘는 상황에서 기존 친명·친문 계파 갈등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친명 인사들이 친문 현역(홍영표·전해철·강병원·윤영찬 등) 지역구에 잇따라 ‘자객 출마’를 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반(反)문재인 활동에 앞장섰던 이언주 전 의원 복당을 이재명 대표가 제의하자 친문은 “웃기는 일”(최재성) “반윤이면 다 우리 편인가”(송갑석)라고 반발했다. 반면 친명은 “반윤으로 함께하면 괜찮다”(김영진) “누구보다 반윤”(양이원영)이라며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