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일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84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핵심 보직에 있던 인사들이 대체로 서울 강남, 영남 등 여당 우세 지역을 지원한 반면 청년 정치인과 영입 인재들은 상대적으로 접전지나 야당 강세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현역은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이다. 경쟁자가 몰린 강남의 다른 지역구와 달리 두 사람만 공천을 신청했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로 출마하며 빈 부산 해운대갑에 지원했다. 박지형 전 해운대구청 자문변호사, 전성하 전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 박원석 코레일유통 이사도 도전했다. 해운대갑은 부산에서도 가장 여당세가 강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대통령실 출신들은 여당이 강세인 영남 지역에도 다수 지원했다.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은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 지원했다. 현역인 박형수 의원을 비롯해 박인우 전 상지대 교수, 김관하 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이원실 전 종로엠학원장과 공천을 경쟁한다.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은 대구 북갑에 지원해 현역 양금희 의원과 대결한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경북 구미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 지역구엔 신순식 전 군위군 부군수, 최진녕 변호사, 최우영 전 경북도 경제특별보좌관도 지원했다. 그러나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험지로 꼽히는 경기 안산상록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엔 김석훈 전 당협위원장과 김정택 전 안산시의원도 공천을 신청했다.
호남이나 서울 강북 등 야당세가 강한 ‘험지’에는 영입 인재나 청년 정치인들이 주로 지원했다. 박은식(40)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광주 동남을에 지원해 문충식 전 당협위원장과 당내 경쟁을 한다. 서울 강북갑엔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전상범(45) 전 부장판사가 박진웅 전 대통령실 행정관, 선계선 이순신장군 동상 독도 건립 추진위원회 대표 등과 함께 지원했다. 서울 중랑을엔 이승환(41) 전 대통령실 행정관, 최문기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정책연구위원이 경쟁한다. 서울 광진구갑엔 김병민(42)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김주영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했다. 서울 도봉갑에는 김재섭(37)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단독 지원했다. 이를 포함, 서울 동작을(나경원 전 의원), 경기 성남분당갑(안철수 의원), 대전 유성을(이상민 의원) 등 44곳은 단독 신청 지역구였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하거나 신당 창당으로 야당 표가 분산되는 지역엔 전직 다선 의원들이 재도전했다. 현역인 황보승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영도엔 김무성(73·6선) 전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을 신청했다.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균 전 국토해양부 차관,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강성운 전 서울시 정책전문요원도 도전한다. 이인제(76·6선) 전 의원도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지원했다. 이 지역구엔 이 전 의원 이외에 김장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조재환 경희대 박사,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신인섭 전 대통령 사이버안보 비서관, 김흥규 전 국회의원 후보, 박성규 전 제1야전군사령관, 박우석 전 국회의원 후보, 박원찬 농업경영인, 최호상 전 당협위원장 등 10명이 몰렸다. 현역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다.
‘86 운동권 청산’을 명분으로 서울 마포을 출마를 예고했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4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발표했고 여권 일각에선 “사천”이라며 반발했다. 여권에선 김 위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 부부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총선 승리에 가장 도움 되는 결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