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인 박홍근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총선용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에 선거연합을 위한 연석회의 참여를 공식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모든 세력과 함께 통합형 비례 정당을 준비하겠다”며 야권이 한데 모이는 위성정당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의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에 임명된 박홍근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녹색정의당 등에 선거연합 연석회의 참여를 제안하면서 “맏이 격이 민주당이 선거연합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합의를 통해 원만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적정한 시한까지 합의에 이르지 않았을 경우 우리는 합의에 동의하는 정당 그룹과 합의된 영역 중심으로 우선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권 선거연합의 핵심 쟁점은 비례 당선권인 1~20번을 어느 당이 더 많이 가져가느냐인데, 민주당이 주도하는 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선거연합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선거연합 구성 자체가 ‘민주당의 의석 양보’라며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가 원론적인 자기 입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민주당에 보다 과감하게 대승적으로 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연합의 활동은 3개 축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공동 공약, 인재 선출, 그리고 ‘이기는 후보로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제시했다. 비례에선 함께 위성정당을 구성하고, 지역구에선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힘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당장 “‘선거용 야합’이라는 진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의원은 향후 ‘조국 신당’ 등이 참여하면 선거연합의 범위가 늘어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은 원내 의석을 가진 국민 대표성을 최소한 지닌 정당들이라 먼저 논의에 착수하는 것”이라며 “나머지는 창당도 안 돼 있거나 원내 진입도 안 돼 있어 국민 대표성이 충분히 보장이 안 된다. 그런 당과 논의 계획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너도 나도 다 껴달라 해서 껴주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 때도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구성했다. 당시 정의당이나, 시민사회 원로들이 다수 참여한 ‘정치개혁연합’ 등과 협의했지만 함께 선거연합을 이루는 데에는 실패했다. 결국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만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다. 더불어시민당이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되면서 대부분의 비례 당선자도 민주당 의원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과의 협상이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4년 전과 비슷한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