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 5일부터 매일 오전 7시 30분에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20여 분씩 갖는다. 여러모로 파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사무총장은 그간 3선 이상의 중진이 맡고, 당과 당사자 사이의 물밑 입장 조율에 힘쓰는 간사 역할에 가까웠다. 장 사무총장은 2022년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처음 입성했고, 작년 말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사상 첫 ‘초선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장 사무총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5선 서병수 의원과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 지역구로 옮겨 출마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사자들에게 전날쯤 미리 통보한 뒤 오전 브리핑에서 발표해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공관위 측은 미리 상의한 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무총장은 김성태 전 의원 공천 배제 반발 등 민감 현안에 대해서도 ‘입’ 역할을 하고 있다. 8일 브리핑 때는 공관위 구성 전부터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김 전 의원 주장에 대해 “제 지역구에서는 제가 불출마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253개 선거구에서 다들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회 본관에도 사무총장실이 있지만 장 사무총장은 한 위원장이 있는 중앙당사에 주로 머물고 있다. 설 연휴에도 당사로 출근해 총선 관련 자료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내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역구를 바꾸는 일엔 본인의 숙고와 결단이 필요한데 사무총장이 먼저 언론에 흘리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며 “사무총장은 공관위원 중 한 사람인데 (이런 방식이) 적절하냐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은 “총선을 ‘한동훈 비대위’ 지지율로 치르는 것이고, 장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사실상 ‘한동훈 목소리’가 아니냐”며 “이만하면 인위적인 컷오프가 아니라 비교적 자연스럽고 예우를 갖춘 방식의 공천 물갈이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