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부산에서 해볼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후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민주당이 총선 정강 정책에서 부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본지에 “부산 지역구 18개 중 절반 이상을 민주당이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인물 중심의 공천을 하고, 지역 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부산 지역 현역 의원은 “지금껏 부산에서 6번 선거를 뛰었는데, 이번 총선이 가장 해볼 만하다”며 “먹고살기 너무 힘든데, 정권 바뀌었다고 달라진 건 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이에 더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실망한 분위기가 크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계속되면서 민심이 돌아섰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현재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현역이 자리 잡은 곳은 전재수(북강서갑)·박재호(남을)·최인호(사하갑) 등 3곳이다. 민주당엔 상대적으로 험지로 분류되지만, 최근 영입 인재와 친명 인사들이 속속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뜨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인재 2호’로 영입된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 이재성씨는 인재영입식에서 고향인 부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영입 인사들은 유리한 지역구에 배치되거나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 있는데, 스스로 부산행을 택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 측근인 윤용조 전 대표비서실 부국장도 부산 해운대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불리하다는 판단을 했으면, 부산 출마를 생각했겠냐”고 했다. 민주당은 총선 1호 정강 정책에도 ‘e스포츠 박물관 부산 개설’ 등 부산을 겨냥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명 대표가 피격 당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정청래 최고위원이 “잘하는 곳에 가서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 등이 ‘부산 홀대’ 논란을 불렀다. 부산 현역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이 싫어도 민주당은 안 찍는다는 유권자들이 있다”며 “절반(9석)을 한계로 보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