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이 18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국민의힘 공천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은 김성태(66) 전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022년 말 사면·복권된 자녀 채용 청탁 사건을 이유로 컷오프(공천 배제)시켰다. 김 전 의원은 18일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의 핵심은 공천인데 나 때문에 첫 스텝(걸음)이 꼬이면 아름다운 춤이 나올 수 없기에 받아들였다”고 했다.

-7일 기자회견 열고 반발했다가 일주일 만에 수용했다.

“설 연휴 내내 고민했다. 당이 절체절명인 상황에서 내가 죽어야 당이 산다니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한동훈 위원장이 설 연휴 직후 회의에서 내가 원내대표 시절 드루킹 특검을 위해 했던 단식에 대해 ‘민주주의 훼손을 막았다’고 평가해 준 것도 마음에 꽂혔다.”

-기자회견 후엔 어떻게 지냈나.

“매일 지역구 사무실로 출근했다. 당원들 이야기 듣고 상대 당 선거 운동 등을 파악한다. 새 후보자가 정해지고 그때부터 사무실 구하고 준비하면 늦는다. 후보가 정해지면 사무실도 다 내줄 생각이다. 첫날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여당 후보 가운데 여론조사에 앞섰다. 무소속 출마설도 있었다.

“개혁신당에서 거의 하루 한 번씩 전화가 왔고, 무소속 출마하라는 아우성도 있었다. 다만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가) 분노와 울분에 대한 한풀이는 되지만 그게 나 자신이 바라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

-공천 배제 직후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른바 ‘핵관(핵심관계자)’의 모함 때문이라고 했는데.

“총선 승리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공관위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지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은 문제점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

-’핵관’으로 지목된 박성민 의원은 “(김성태 전 의원이) ‘미안하다’고 했고 서로 화해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는) 울산에 계신 지인이 ‘오해가 있으면 풀라’고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만났다. 사과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정치 선배로서 쓴소리도 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분들의 몫이다.”

국민의힘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강서을에서 3선을 했다. 본인이 아니더라도 여당이 강서을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나.

“하루빨리 후보를 찾아야 한다. 영남과 달리 수도권은 유권자 마음을 얻는 데 시간이 걸린다. 좋은 스펙만으로 승부가 나는 지역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 장애인분들을 위해 헌신하고 소통한 분이 오시면 좋겠다. 제 선거 이상으로 도와서 당선시키겠다.”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덕을 볼 것이라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2년간 성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이다. 민생, 경제,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 등에 대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당에 바라는 점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사회개혁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굵직한 개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가진 자를 챙기는 게 아니라 월급쟁이, 소상공인의 애환과 고충을 살피면 좋겠다.”

-향후 계획은.

“총선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내리면서 내 정치적 미래나 이해득실을 먼저 따진 적이 없다. ‘엄동설한에 버려진 들개’라는 별명도 계산이 없이 저돌적이라서 붙은 별명이다. 다만 사면·복권까지 받은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은 김성태 한 사람으로 끝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