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진기자단

경남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인 봉하마을이 있어 ‘민주당의 성지’로 불린다. 4월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김해을에 도전장을 낸 3선의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19일 “‘낙동강 벨트’에서 이기면 인천 상륙도 가능하고 서울 수복도 이뤄질 것”이라며 “김해에서 일으킨 낙동강 바람을 북상시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8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의 조 의원을 김해을에 전략 공천했다.

-지역구를 옮겨 출마해 달라는 당의 제안을 수락했다.

“12년 된 지역구를 하루아침에 텐트 걷어 이동하라고 하니 혼란스러웠다. 그렇지만 당의 3선 중진으로서 지역에서 4선 되는 데만 골몰하고 전국 선거는 ‘위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는 아니지 않나. 내가 가서 민주당 의석을 하나 뺏어오면 기존 내 지역구까지 해서 2석을 가져오는 시너지(상승) 효과를 낸다는 당의 전략에 이의를 달 수 없었다.”

-당의 ‘중진 재배치’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뜻인가?

“이번 공천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다. 어쨌든 중진들에게 4~5번씩 공천을 준 것 아닌가. 과거에는 당이 20년씩 투자해서 키운 정치인을 자산이라는 인식도 없이 공천 때마다 지푸라기처럼 날려버렸다. 그렇게 하면 보수 정당의 미래가 없다.”

-김해을은 험지인가?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고 묘역이 있는 민주당의 정치적 성지다. 근래 아파트촌이 대거 들어오면서 젊은 층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유권자 정치 성향도 민주당 쪽으로 바뀌었다.”

김해을은 2004년 이후 일곱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5차례 승리했다. 김해갑도 최근 12년간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다. 다만 2022년 대선 득표율과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하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조 의원은 “이번 총선이 김해의 정치적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해을의 당내 예비 후보들이 ‘낙하산 공천’이라며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는 등 반발이 심한데.

“출마를 준비해 온 그분들 입장은 인지상정으로 이해가 된다. 다만 우리는 똑같은 목표를 가진 동지들이기 때문에 19일 예비 후보 등록 후 대화를 통해 설득해 나갈 것이다.”

-밀양 출신으로 김해에 연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당선될 수 있나?

“기존 내 지역구와 김해가 낙동강을 마주 보고 있어서 교류가 많았다. 김해을 유권자들은 근 십수년간 모두 외지 후보들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줬다. 현 김정호 의원은 제주 출신이고, 18·19대의 김태호 의원은 경남 거창, 20대의 김경수 전 의원은 경남 고성 출신이다.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역동적으로 팽창하는 도시기 때문에 교육·복지·의료·교통 등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생활의 질로 연결시켜주는 정치적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김해을에서 재선을 한 김태호 의원(3선)은 당의 제안으로 역시 ‘낙동강 벨트’인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

“양산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이 있어 ‘친문의 성지’다. 하지만 양산갑 현역은 우리 당의 윤영석 의원(3선)이다. 이번에 김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의 성지’인 김해와 양산에서 국민의힘이 동반 당선 돌풍을 일으킨다면 분명 수도권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