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험지로 꼽히지만 송파병 선거구는 다르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처음 생긴 송파병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건 19대 총선 때 한 번(새누리당 김을동 후보)뿐이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강남 3구 선거구 8곳 중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곳도 송파병이었다. 21대 총선에선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국민의힘(당시는 미래통합당) 김근식 후보에게 승리했었다.
남·김 후보는 이번 4·10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벌인다. 다만 이번에는 판세 예측이 어렵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나온 조사들에서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병엔 다른 강남 선거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곳들이 있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게 변수로 꼽힌다.
총선을 이틀 앞둔 8일 오후 남인순 후보는 오금동 물빛광장에서 유세를 했다. 남 후보는 “저는 그간 일 잘하는 송파 똑순이였다. 구민들은 이제 송파를 넘어 나라 발전도 선도하는 큰 일꾼이 되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남 후보는 유세하다가 하교하는 중학생들과 사진도 찍었다. 남 후보는 오전엔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전화로 출연해 “그간 선거 경험으로 보면, (정권) 심판 분위기가 많이 올라있다. 저에 대한 인지도도 있기에 분위기는 아주 좋은 편”이라면서도 “여론조사 같은 것들이 박빙이어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출신인 남 후보는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20·21대 총선 때는 송파병에서 내리 당선돼 3선에 성공했다. 남 후보는 이번 총선에선 송파 ICT(정보 통신 기술) 보안 클러스터 조성, 복정역 환승센터 복합 개발 지원 등을 공약했다.
김근식 후보는 이날 오전 오금역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를 하면서 “민주당이 말하는 심판은 거짓 심판”이라며 “이재명·조국이 감옥 가기 싫어 정당을 사당화하는 게 얼마나 허무하고 민망한 것인지 국민은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남 의원이 (지역에서) 12년 하려는 게 송파를 위해 도움이 되나. 여러분이 필요할 때 전화하면 받아줬나”라며 “지역 일꾼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유세 도중 시민과 함께 셀카를 찍고, 차량 창문을 내리고 손가락 ‘브이(V)’를 만드는 지지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북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후보는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및 외교부·통일부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거여·마천동 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 성내천 물빛광장 문화예술 특화 거리 조성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