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뒤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교체 인선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하마평에 오르는 분들을 보면 대통령이 과연 민의를 수용할 생각을 갖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했다. 총리 임명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해,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임명이 불가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는 이번 인사 개편을 그동안의 국정 실패를 반성하고 국정 기조 전반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말이 아니라 실제로 민의를 존중해서 그렇게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뜻을 무시하고 국민과 맞서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이미 확인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주권자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쇄신책을 마련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델리민주

이 대표는 이어서 윤 대통령이 총리와 비서실장 후보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인사들에 대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분들의 면면을 보면, 대통령께서 과연 총선 민의를 수용할 생각을 갖고 계신지 상당히 우려된다”고 했다. 총리 후보로 국민의힘 권영세·주호영 의원과 이정현·이주영·김무성·박주선 전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비서실장 후보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진석·장제원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 뜻을 무시하고 국민과 맞서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이미 확인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주권자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쇄신책을 마련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총리 이하 인선에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거국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자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지금도 총리, 비서실장 후임을 전부 자기 식구들 사이에서 찾는데,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윤 대통령은 탈당하고 이 대표와 만나 협치를 통해서 내각을 구성하는 거국 내각이 아니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거국 내각 구상에 대해 흔쾌히 동의하는 것보다는 ‘왜 우리가 발을 거기에 담가야 되느냐’는 반응도 있는 것 같다”고 진행자가 지적하자 박 당선자는 “’윤 대통령이 실패하게 놔두자’고 하기에는, 우리 국민들을 보면 그래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야권에 거의 200석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를 줬다면 민주당도 국정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것이다. 윤 대통령한테만 국가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이언주 경기 용인정 당선자도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볼 때 ‘이 정도면 총선에 나타난 민의가 반영되고 있구나’가 되려면 거국 내각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에서 “거국 내각 같은 것을 당내에서 논의한 바는 없다”며 “대통령이 어느 가닥을 잡고 인선을 하느냐를 보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