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5월 3일로 예정됐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9일로 연기한다고 30일 발표했다. 경쟁 후보 없이 ‘친윤’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 추대론이 나오는 데 대해 당내에서 비판이 분출하자 선거 후보 등록(5월 1일)을 하루 앞두고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양수 원내수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9일 당선자 총회에서 후보의 정견과 철학을 알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초선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선관위에 같은 요청이 다수 있어 일정을 변경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고 3일 선출할 예정이었다. 이철규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22대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른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 3선이 되는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 등이 후보들이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 가능성이 커지자 이날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라며 “머리 박고 눈치나 보는 소위 중진 의원님들, 눈치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비겁한 정치 그만하자”고 했다. 이 의원과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을 함께 했던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을 향해 “사무총장과 인재영입위원장, 공관위원까지 어쩌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며 이 의원의 원내대표 불출마를 촉구했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최근 황우여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했다. 그런데 비대위 활동 기간을 좀 더 늘려 당대표 선출 규칙 개정 문제와 당 혁신안을 좀 더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2개월짜리 관리형 비대위로 갈 경우 새 당대표 선출 때까지 당 혁신 논의가 미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린 주장이다.
22대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난번에 정권 교체를 원했던 분들 중에 10% 이상이 (총선에서) 우리로부터 지지를 철회했다. 일단 그분들한테 사죄하고 그다음에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이어 “그런 절차 없이 3개월 후에 전당대회를 하면 지금 하는 (혁신) 얘기들 다 한참 먼 과거 추억이 돼버리게 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통화에서 “비대위 기간을 좀 늘리더라도 총선 직후인 지금 당 혁신 방안을 확실히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