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22대 국회 당선자들에게 “당론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들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 그건 정말 옳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소한 모두가 합의하고 동의한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의 양심상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의 발전을 위한 개혁적인 발언, 세게 해 줘야 한다. 그런 소리는 클수록 좋다”고도 했다. 당의 총의가 모아진 법안은 일사불란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한 개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 구성원”이라며 “여러분이 차지하는 그 지위, 역할이 결코 혼자만의 능력으로 만들어 낸 개인의 획득물이 아니다. 앞으로 의정 활동을 하실 때 잊지 말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12분에 걸쳐 연설했는데, 당선자들 사이에선 “군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느낌”이란 반응이 나왔다. 일부 중진들은 “당론이 무산된 사례가 무엇을 말하는 거냐”며 웅성거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본지 통화에서 “꼭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중점 추진 법안으로 당의 총의가 모아진 법안인데 국회 상임위 단계에서 제대로 추진이 안 되는 일이 왕왕 있었다”며 “소신을 과도하게 앞세운 일부 의원들 때문에 입법 속도가 나지 않았던 경우를 이 대표가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지적한 사례는 가맹사업법, 이자제한법, 노란봉투법 등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이견이 커 상임위 단계에서 논의 진척이 더뎠던 법안들이다. 특히 이자제한법은 이 대표가 대표 발의하고 지난해 민주당이 연내에 처리해야 할 ‘1호 법안’으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자금 대여에 대해선 계약을 강제로 무효화하는 내용 등이 반(反)시장적이란 지적이 제기됐고 민주당 안에서도 반대 여론이 있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비명계가 ‘부결 당론’ 채택에 반발했던 것을 겨냥해 22대 당선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