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이재명계가 더불어민주당 주류로 부상하면서 당내 의원 모임의 세력 구도도 바뀌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잘나갔던 모임들은 가라앉고, 친명 모임들이 뜨는 중이다.
원외 조직으로 시작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이번 총선에서 대거 당선자를 배출해 22대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으로 부상했다. 각종 현안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던 21대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도 세력이 커졌다. 반면 21대 최대 의원 모임이었던 ‘더좋은미래’와 친문 의원 중심의 ‘초금회’ 멤버들은 공천 탈락 등으로 세가 현저히 약해졌다.
작년 6월 출범한 혁신회의는 친명계 강위원 공동대표와 김우영 당선자가 중심이다. 오는 6월 2일 조직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하는 ‘2기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자가 31명 나왔는데 세를 더 불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혁신회의 주요 인사들이 최근 당직에 기용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도 추미애 당선자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럼회 의원들도 13일 만나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김용민·민형배·황운하(조국혁신당) 등 기존 회원 7명에 더해 22대 당선자들을 신입 회원으로 받아 30여 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처럼회 관계자는 “꽤 많은 당선자가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처럼회는 21대 국회 때 최강욱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김남국 의원의 탈당, 각종 강경 발언 논란으로 발언권이 약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친명으로 재편된 민주당이 또다시 ‘검찰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힘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혁신회의뿐 아니라 처럼회의 주요 멤버이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민 의원은 초기부터 두 그룹에서 꾸준히 활동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광주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민 의원이 유일하게 생환한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