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으로 꼽혔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윤석열 대통령이 복권(復權)해 피선거권을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7일 “떡 줄 사랑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 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아내 김정순씨가 지난해 8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유학길에 오르고 있다. /뉴스1

윤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지사는 아직 복권도 안 돼 있고, 정치를 재개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김 전 지사 역할론은) 너무 지나친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복권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고 윤 대통령이 판단할 부분인데, 그동안 윤 대통령의 사면권이 너무나 편협하게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농단을 했던 사람들 100%가 사면됐고, 용산 대통령실 참모는 대법원 판결 두 달 만에 사면했고, 대표적인 게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왔던 김태우씨 사면”이라며,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복권해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그는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되었을 경우 친문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정에 가정에 가정을 서너 번은 해야 하는 질문인 것 같다”며 답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6일 박지원 당선자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에 대해 “복권을 해줘야 한다. 해줄 거라고 본다”며 복권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기 장모는 가석방하고 훌륭한 야당 지도자는 복권을 안 해서 정치를 못 하게 묶어 놓으면 대통령도 안 좋다”고 했다. 친문계 고민정 의원도 김 전 지사 역할론에 대해 “정치인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민수 당선자는 17일 YTN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이 대표가 신경 쓸 일이 뭐가 있느냐”고 했다. 한 당선자는 “대선은 여야 모두에서 많은 경쟁자들이 나오고 많은 후보들이 나오는 것이 국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했다. 김 전 지사가 대선 주자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정의 가정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