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가운데)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이재명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왼쪽은 우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한 추미애 당선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강성 당원들이 지지한 추미애 당선자가 아닌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당심(黨心)’을 내세우며 우 의원을 압박하고 나왔다. 정부·여당에 강경하게 맞서며 민주당 편을 들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 규칙을 바꿔버리자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권과 ‘맞짱 뜨는’ 통쾌한 모습을 추미애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당원과 지지자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치유해야 한다. 당원의 권한을 더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잘하리라 믿는다. 앞으로 잘해주면 된다”고 했다. 김민석 의원도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향후 국회의장 후보 경선, 원내대표 경선 등 의원들끼리 해 왔던 당내 선거에 평당원의 직접 참여 지분을 최소 10% 이상 보장하자고 주장했다.

김용민 원내 수석 부대표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 의원 선출과 관련해 “당원들 분노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 의원 개인에 대한 분노로 전이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에게 “국회의장 임기 시작 전이라도 다음을 분명히 약속하고 실행하라”며, 6월 중순까지 국회 원(院) 구성을 마무리하라고 했다.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서 국민의힘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조기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라는 것이다. 김 부대표는 또 “22대 국회는 (여야 협치) 관행을 넘어 국회 다수당(민주당)이 ‘책임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안건 처리에 협조하라는 것이다. 그는 “검찰 개혁, 언론 개혁을 완성하는 의장이 되어 달라”며 “선거와 민생을 이유로 개혁을 뒤로 미루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언제든지 의원들이 불신임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하라”는 요구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불신임하면 중간에 그만두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이다.

우 의원은 이날 추 당선자를 지지했던 당원들을 향해 “그분들 마음도 잘 품어 안고 개혁과 민생의 국회로 책임 의정을 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장 경선 룰을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할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