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럽출장 취소 및 연금개혁특위 활동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호영 특위위원장,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뉴스1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국민연금 조기 고갈 우려가 커지자 국회는 2022년 10월 25일 연금 제도 개선을 위해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했다. 국회의원 13인이 참여하고 민간자문위원회도 설치했다. 애초 2023년 4월 30일이 활동 시한이었지만 국회가 2차례 기간을 연장해 오는 29일까지 운영된다.

하지만 19개월간 활동에도 여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호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은 특위 활동 종료를 20여 일 앞둔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아 사실상 21대 국회에서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금특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경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막판 협상을 통해 국민연금에 내는 돈(보험료율)을 현행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으로 받는 돈(소득대체율)에 대해선 재정안정론과 소득보장론이 맞섰다. 국민의힘은 현재 42%(2028년까지 40% 하향 예정)인 소득대체율을 43%로 올리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45%를 주장했다. 유경준 의원이 다시 44%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여야의 의견 차이가 1%포인트까지 줄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로 조정할 경우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는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춰진다.

유경준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논의가 완전이 닫힌 건 아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실 관계자는 “소득대체율에 대해 합의된 바는 없다”며 “23일 연금특위를 한 번 더 열어 논의하자고 여당에 제안한 상태”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야 지도부에서도 이달 말 끝나는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지금 조급하게 하는 것보다 22대 국회로 넘겨서 좀 더 충실하게 논의하자”고 했다. 오는 28일 열릴 전망인 21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도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이 쟁점이 되면서 국민연금 개혁은 뒤로 밀린 상황이다.

22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으로 선거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이 보험료율 인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