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연금개혁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민생 현안”이라며 “여당이 제시한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으로 받는 돈)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 ‘내는 돈 13%, 받는 돈 44%’ 안을 수용할 테니 21대 국회 임기 내에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이 없으니 우리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내에도, 시민사회 내에서도 이견들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역사적 소명과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며 연금개혁을 공언했던 약속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은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연금개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도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내에선 민주당이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결을 처리할 본회의를 소집할 명분으로 연금개혁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런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특검법과) 따로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회의장님한테 필요하면 연금개혁과 관련한 회의는 다른 날 하루 더 잡아서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고, 의장께서도 그렇게 하시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45%(민주당 안)와 44%(국민의힘 안) 사이에서 어떤 결단을 할지 충분히 열려 있다”고 했으나, 국민의힘은 “연금 구조 개혁이 빠진 불완전한 개혁안”이란 이유를 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중요한 큰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그 문제를 가야지, 거기에 딸린 온갖 문제를 다 해결하자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제안에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황 위원장이 봉화마을에서 옆 자리에 계시길래 (여당 안을) 받아들일테니 처리하자고 했더니 ‘아유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어제 밤에도 전화를 드려 (여당 안을) 다 받는 입장을 발표할 테니 주말에라도 논의를 해달라고 했는데, 황 위원장께서도 공감한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기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을) 용산에서 만났을 때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기자는 말씀을 얼핏하셨는데, 저는 그 점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며 “하루라도 늦어지면 고통이 커지고 부담도 커진다.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