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자신이 제안한 이른바 ‘2인(대표·수석 최고위원) 지도 체제’ 도입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다 합의가 안 되면 도입하지 않는 것”이라며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지난 5일 당대표 선거 2위 득표자를 수석 최고위원으로 임명해 당대표 사퇴 시 대표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는 ‘2인 대표 체제’를 제안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비윤계 당 대표 선출 가능성이 커지자 친윤계 수석 최고위원을 만들어 당대표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등 반발이 이어지자 황 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황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2인 지도 체제는 당내 논의를 통해 합의에 이르면 도입하자는 하나의 아이디어였다”며 “비대위원장이 주장해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도 체제 개편 문제는) 국민의힘 내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다른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정무적으로 이것(2인 지도 체제)이 누구한테 유리하다고 하면 (지도 체제 변경을) 만들기 어렵다”며 “너무 예민하면 연구 과제로 다음으로 넘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는 10일 지도 체제 변경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특위는 지난 7일 회의 때도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위원들 간 이견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서 ‘2인 지도 체제’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라 특위에서도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로선 현행 단일 지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당헌·당규개정특위는 ‘당원 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 현행 경선 룰의 경우, 당원 투표 비율을 줄이는 대신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20%나 30% 반영하는 쪽으로 변경하는 안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