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8일 국회 상임위원장 11자리를 야당이 단독으로 선출한 데 대해 ‘무효’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민주당 11명 의원을 운영·법사위원장 등에 선출한 것은 여당 국회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했고, 무효라는 취지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지난번 우원식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무효를 확인하기 위해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6월 5일 우원식 의장과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의사 일정 합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에 이어 상임위원장 선거를 강행했다”며 “상임위원까지 인위적으로 강제 배정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는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국민대표권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 절차에 대한 참여권, 상임위원장 및 위원 선임 절차에 대한 참여권에 이어 국회 안건에 대한 심의 표결권을 심대하게 침해했다”고 했다. 그는 또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을 대표해 원내대표 명의로 청구했던 것과 달리 국민의힘 국회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청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 시절인 2020년 21대 국회 초반에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그때도 민주당 소속 박 의장이 상임위원장을 당시 여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선출하고,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통합당은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라”고 초강수를 두고 상임위 보이콧을 풀었다. 헌재는 권한쟁의 심판이 청구된 지 3년이 지난 뒤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 이후 (21대 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이 끝나 통합당 의원들의 권한 침해 상태가 종료됐다”며 소송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뜻인 각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