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민구(왼쪽)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이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표현했다가 ‘명비어천가’라는 비판을 받았던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강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12일 이 대표에 의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강 최고위원은 “저희 아버님이 지난 주 소천하셨다”며 “아버님은 저의 큰 기둥이었고, 그런 아버님의 소천에 이 대표님을 비롯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동지 분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님이시다.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왔다.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YTN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에 임명되고 본인은 좋겠지만, 사적인 감정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당사자의 자질 문제”라며, “저런 분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이 대표의 선구안도 문제이고, 민주당에서 사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낯이 뜨겁다. 위대한 조선노동당 중앙당대회 개회사냐”며 “충성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어떻게 화수분처럼 이런 분들이 계속 나오는지 정말 놀랍다”며 “음주운전, 검사 사칭, 전과 4범에다 지금도 4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아버지를 두고 있는 민주당이 불쌍하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오후 페이스북에 강 최고위원의 언행을 ‘명비어천가’와 ‘90도 인사’라고 지적한 방송 보도를 올리고, “제가 최고위에서 한 발언이 전국 뉴스로 떠들썩하다. 국민의힘마저 가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에게 90도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선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 영남 사람으로서 옛 선비들의 예법대로 이 대표에게 인사한 것이란 주장이다.